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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파나마 운하 히스토리- 결국 미국으로

파나마 운하의 탄생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약 80km 길이의 인공 수로로, 20세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운하의 역사는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페인 탐험가 바스코 발보아가 1513년 처음으로 파나마 지협을 통과하는 연결 항로를 구상했지만,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본격적인 운하 건설은 1880년 프랑스에 의해 시작되었으나, 재정 문제와 황열병, 말라리아 같은 열대성 질병으로 인해 9년 만에 중단되었습니다. 결국 1904년 미국이 프랑스로부터 운하 굴착권을 약 4000만 달러에 인수하여 공사를 재개했습니다.

미국의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1903년 콜롬비아로부터 파나마의 독립을 지원하고, 파나마와 '헤이-뷔노 바리야 조약'을 체결하여 운하 지역에 대한 조차권을 확보했습니다. 1904년 5월에 시작된 공사에는 총 5만 6천명의 인력과 3억 7천 5백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되었습니다.

운하 건설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와 같은 풍토병이었습니다. 미국 육군 군의관 윌리엄 크로포드 고거스 소장의 활약으로 모기 퇴치에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 과정에서 약 2만 8천 명이 사망했습니다. 10년간의 공사 끝에 1914년 8월 15일, 마침내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었습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B%82%98%EB%A7%88_%EC%9A%B4%ED%95%98 참조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 변화

파나마 운하는 개통 이후 미국의 관할 하에 있었습니다. 1903년에 체결된 '헤이-뷔노 바리야 조약'은 미국이 파나마로부터 영구적으로 파나마 운하 지대를 임대하고, 운하 건설 및 운영 권한을 부여받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조약은 사실상 파나마의 주권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파나마 국민들의 불만이 컸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파나마와 미국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운하의 권리를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파나마 국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고, 1964년 1월에는 반미 유혈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1977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과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 장군은 '토리호스-카터 조약'을 체결하고, 1999년 12월 31일부터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을 파나마에 이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단, 운하의 영구 중립을 보증하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파나마 운하의 중요성과 최근 동향

파나마 운하는 세계 무역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선박들은 더 이상 남미 대륙을 돌아가는 위험하고 시간 소모적인 항해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 해안까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면 남아메리카 칠레의 케이프혼을 지나는 항로보다 약 7,500km, 보름 정도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매년 약 1만 9천 척의 선박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며, 이는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약 5%를 차지합니다. 파나마 운하의 최대 이용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며, 한국도 매년 6~8위 사이를 차지하는 주요 이용 국가입니다.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GDP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강수량 감소로 운하의 수위가 줄어들고 있어 사회경제적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2025년 3월에는 홍콩에 본사를 둔 시케이(CK) 허치슨 홀딩스가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과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 틸(TiL)그룹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거래에는 파나마 운하 발보아 항구와 크리스토발 항구를 운영하는 파나마 포트 컴퍼니(PPC)에 대한 지분 90%가 포함되었으며, 매각 규모는 약 228억 달러(약 33조2천억원)에 달합니다.

이러한 매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를 미국이 소유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았던 홍콩 회사의 항만 운영 지분이 미국 투자회사로 넘어가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요한 국제 무역로에 대한 통제권 확보 경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파나마 운하는 앞으로도 세계 무역의 중요한 축으로서 그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세계 교역의 무게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나마 운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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